이 이야기는 아기 고양이 미루가 모래를 만지지 않은 채,
모래를 향한 마음과 질문을 처음 품게 된 하루를 담고 있습니다.
모래를 피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모래로 가는 자기만의 길을 찾기 시작한 출발점이에요.
(미루 Season 1 – Part 1 · 도구 편, 에피소드 1)
낮 햇살이
호숫가 모래 위에 부드럽게 내려앉았고,
호숫가 근처에는
젖은 모래 냄새와 웃음소리가 함께 퍼지고 있었어요.
“여기 더 얹자!”
“조심조심— 무너진다!”
“무너지면 다시 만들면 되지!”
친구들은
손이 진흙투성이가 된 채
젖은 모래를 손으로 꾹꾹 눌러
모래성을 만들고 있었어요.
미루는
조금 떨어진 곳에 서서
그 모습을 한참 바라보고 있었어요.
눈은 반짝였고,
귀는 친구들 쪽을 향해 쫑긋 서 있었어요.
🌊 모래성
“와아…”
아주 작은 소리였지만,
미루의 시선은
모래성에서 떨어지지 않았어요.
친구가
진흙을 손으로 툭툭 다지자
미루의 눈이 더 커졌어요.
성의 벽이 단단해지는 게 보였거든요.
미루는
한 발을 살짝 앞으로 내밀었다가
다시 멈췄어요.
발끝이
모래에 닿을 듯 말 듯,
공중에서 잠깐 머물렀어요.
그리고
손은
자연스럽게 몸 뒤로 숨겨졌어요.
미루는 겁을 먹은 얼굴이 아니었어요.
대신,
‘어떻게 하는 걸까’
생각하는 얼굴이었죠.
👀 나란히 앉아
그때
엄마 루루가
미루 옆에 조용히 앉았어요.
루루는
아무 말 없이
미루가 바라보는 방향을
같이 바라봤어요.
둘은 나란히 앉아
모래성이 조금씩 커지는 걸
가만히 보고 있었죠.
성은 점점 높아졌고,
물가 가까이에서 반짝였어요.
미루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
고개를 살짝 들어
엄마를 올려다봤어요.
눈은 여전히 반짝였고,
목소리에는 궁금함이 가득했어요.
“엄마.”
루루가 고개를 끄덕이자,
미루는 다시 친구들 쪽을 가리켰어요.
“나는 모래 만지는 건 싫은데…”
잠깐 숨을 고르고,
웃으며 말을 이었어요.
“저 친구들은
어떻게 모래로
저렇게 재밌게 놀아요?”
💬 가까워지는 방법
루루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어요.
대신
모래성을 다시 한 번 바라보고,
고개를 살짝 기울였어요.
“음…”
그리고
미루 쪽으로 몸을 조금 돌려
부드럽게 말했어요.
“손으로 만지지 않아도
모래랑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미루의 눈이
조금 더 커졌어요.
루루는
웃으며 한마디를 더 했어요.
“한번…
같이 방법을 찾아볼까?”
미루의 얼굴이
금세 환해졌어요.
꼬리가 살짝 흔들리고,
고개를 크게 끄덕였어요.
“네!”
미루의 얼굴엔
기대가 가득했어요.
📍 오늘의 자리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바람처럼 흘렀고,
모래성은
햇빛을 받아 반짝였어요.
미루와 루루는
나란히 서서
그 모습을 바라봤어요.
미루는
아직 모래를 만지지 않았어요.
아직 모래성에 다가가지도 않았어요.
하지만
미루의 마음은
이미 모래성을 향해
한 걸음 나아가 있었어요.
🌱 부모님께
미루는 오늘
모래를 만지지 않았습니다.
대신
바라보고,
궁금해하고,
질문했습니다.
아이의 성장은
항상 손부터 시작되지 않습니다.
어떤 아이에게는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이
가장 첫 번째 움직임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의 미루는
모래를 피한 게 아니라,
모래로 가는 자기만의 길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 모래를 어려워하는 아이의 첫 신호 읽기
아이들이
모래를 피하면서도
자꾸 바라보고, 질문하고, 멈춰 서는 이유는
‘거부’가 아니라 접근 전 단계의 신호일 수 있어요.
🐾 감각 숲의 다음 이야기도 이어집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미루가 모래를 직접 만지지 않은 채,
도구를 통해 모래와 처음 가까워지는 시간을 만나게 됩니다.
🕊 어른의 조용한 기록
이 이야기의 곁에서,
아이를 바라보던 어른의 마음을 담은
조용한 기록이 따로 남아 있습니다.
📌 안내
이 이야기는
촉각 예민 아이의 실제 반응 흐름과
아이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접근을 바탕으로 구성된 동화입니다.
아이마다 감각을 받아들이는 속도와 방식은 다르며,
이야기 속 방법이 모든 아이에게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아이의 어려움이 일상 전반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면
작업치료사·발달 전문가 등과의 상담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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