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분리불안이 있는 아기 사자 주이가 집에서 처음으로 선생님을 만나, 엄마와 선생님 사이를 오가며 “선생님과 있어도, 엄마에게 곧바로 갈 수 있다”는 느낌을 조금씩 쌓아가는 이야기입니다.
🦁 이 이야기는〈아기 사자 주이와 엄마와의 이별 시간〉(에피소드 1)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아침마다 엄마가 준비를 시작하기만 해도 귀가 접히던 주이.
짧은 이별과 확실한 재회를 여러 번 겪었지만,
엄마와 떨어지는 시간은 여전히 어려웠어요.
아직 전편을 읽지 않았다면 먼저 만나보세요.
👉 아기 사자 주이와 엄마와의 이별 시간 이야기 만나기
(주이 Season 1 – Part 1 분리 편, 에피소드 2)
놀이방 바닥 위로
낮 햇살이 가늘게 내려앉아 있었어요.
주이는 매트 끝에 앉아
거실 쪽 문을 바라보며
작은 발을 살짝 오므리고 있었어요.
“딩동—”
벨 소리가 아주 조용히 울렸지만,
주이의 귀는 금세 뒤로 젖혀졌어요.
꼬리가 바닥에서 한 번, 톡.
엄마가 천천히 일어나
“주이야, 선생님 오셨다.” 하고 말하자
주이는 엄마 옆으로 바짝 다가가
옷자락 뒤로 쏙 숨어버렸어요.
눈만 조그맣게 내밀고
문 쪽을 바라보았어요.
🐑 문 앞에 선 양 선생님
문이 열리자
부드러운 흰 털을 가진 양 선생님이
조용히 서 있었어요.
“안녕하세요. 저는…입니다.
주이를 만나러 왔어요.”
선생님의 말이 이어졌지만,
주이는 ‘이름’ 부분에서는 잠깐 눈을 깜빡였어요.
목소리는 낮고,
움직임도 아주 느렸어요.
그런데
그 낯선 이름은
아직 마음에 들어오지 않는 소리였거든요.
선생님은
문턱을 바로 넘지 않았어요.
한 걸음 떨어진 자리에서
그대로 서서
주이가 바라볼 시간을 조용히 내주었어요.
주이는 엄마의 옷자락을 꽉 잡았어요.
손가락 끝이 하얗게 보일 만큼요.
그래도 눈은
선생님의 털 끝과 손에 든 작은 가방을
몇 번이고 왔다 갔다 했어요.
🎒 놀이방으로 들어가는 세 발걸음
잠시 뒤, 엄마가 말했어요.
“우리 안으로 들어가자.”
엄마와 주이는 나란히,
그 뒤를 양 선생님이 천천히 따라왔어요.
놀이방 문은 활짝 열려 있었어요.
햇빛이 반쯤 들어온 방 한가운데에 작은 매트가 깔려 있었고,
구석에는 엄마가 앉을 의자가 놓여 있었어요.
셋이 매트 앞에 나란히 섰어요.
엄마는 주이 옆에 앉았고,
양 선생님은 조금 떨어진 자리에 앉아
작은 가방을 조심스럽게 열었어요.
칙— 하는 작은 지퍼 소리.
그리고 부드러운 색의 인형,
살짝 흔들어도 조용히 울리는 장난감이 나왔어요.
양 선생님은 그 장난감을
주이가 충분히 볼 수 있는 높이에서
천천히 손끝으로 움직여 보였어요.
주이는 몸은 엄마 쪽으로 기울고 있었지만,
눈길은 장난감에 오래 머물렀어요.
📖 엄마의 조용한 자리
엄마가 주이의 등을 살짝 쓸어주며 말했어요.
“주이야, 엄마는 여기서 책 읽고 있을게.”
엄마는 천천히 일어나
놀이방 구석 의자 쪽으로 걸어갔어요.
발자국 소리가 멀어질수록
주이의 귀는 살짝 더 접혔어요.
엄마가 의자에 앉아 책을 펼치자,
주이의 어깨가 한 번 들썩였어요.
주이는 고개를 돌려
엄마가 있는 자리부터
양 선생님이 있는 자리까지
눈으로 길을 그리듯 천천히 훑었어요.
👀 처음 생긴 작은 기울기
양 선생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장난감을 바닥 쪽으로 내려놓았어요.
장난감이 굴러가며
살짝, 아주 작은 소리를 냈어요.
주이의 발끝이
매트 앞쪽으로 미세하게 움직였어요.
아직 몸이 따라오지는 않았지만
눈은 장난감을 한참 따라갔어요.
그러다
놀이방 밖에서 작은 소리가 나자
주이가 움찔하며 엄마를 찾았어요.
엄마가 있는 자리를 눈으로 확인하자
주이의 호흡이 조금 가라앉았어요.
🐾 “엄마한테 가고 싶어…”
주이는 천천히 몸을 돌려
엄마 쪽을 바라봤어요.
입이 살짝 열렸다가 다물리고,
꼬리가 바닥을 한 번 긁었어요.
양 선생님이 그 모습을 보고 조용히 물었어요.
“엄마한테, 가고 싶구나?”
주이는 아주 작게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럼, 선생님이랑 같이 가볼까?”
양 선생님은 손을 내밀지 않고
그저 주이 옆자리에서
천천히 뒤따라 걸었어요.
주이는 작은 발로 또각또각
엄마 쪽으로 걸어가
엄마 무릎에 쏙 올라탔어요.
엄마의 털 냄새가 코에 닿자
주이의 어깨가 한 번, 내려앉았어요.
이것이 오늘,
주이가 만든 첫 번째 왕복이었어요.
놀이 자리에서 엄마 자리까지.
선생님과 함께 걸어간 첫 길.
🔁 다시 돌아가는 작은 발걸음
잠시 뒤,
엄마는 주이의 등을 살짝 쓰다듬으며 말했어요.
“다녀와, 주이야.”
주이는 엄마에게 얼굴을 한 번 비비고
다시 양 선생님 쪽을 천천히 바라보았어요.
양 선생님은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선생님이랑, 천천히 다시 가볼까?”
주이는 엄마의 다리를 한 번 더 꼭 안고,
작게 숨을 들이켰어요.
그리고 스스로 몸을 돌려
놀이방 가운데 쪽으로
짧은 발걸음을 옮겼어요.
이번에는
주이가 먼저 걷고,
선생님이 옆에서 조용히 따라갔어요.
🔁🔁 왕복이 쌓이는 시간
그날,
놀이 자리에서 엄마에게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길은
두 번, 세 번 정도 더 이어졌어요.
어떤 길은
발걸음이 빨랐고,
어떤 길은
중간에 멈춰 서서
엄마와 선생님을 번갈아 보는 길이었어요.
양 선생님은
주이의 속도에 맞춰
항상 한 걸음 옆에서만 걸었어요.
엄마는 의자에 앉은 채
책장을 넘기며
가끔 눈을 들어 주이를 바라봤어요.
주이가 이리저리 오가는 동안
하나의 감각이 조용히 쌓이고 있었어요.
“선생님이 있어도,
엄마에게 곧바로 갈 수 있어.”
🌒 선생님을 보내는 짧은 눈빛
해가 조금 기울 무렵,
양 선생님이 가방을 닫았어요.
칙—
아침과 똑같은 지퍼 소리.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
주이야, 선생님은 이제 갈게.”
주이는 엄마 무릎에 앉아 있었어요.
몸은 엄마 쪽으로 기대 있었지만,
잠깐,
정말 잠깐
고개를 돌려 선생님을 바라보았어요.
짧은 눈빛 하나였지만
그 안에는
주이가 오늘 만든 작은 시간들이
조용히 담겨 있었어요.
양 선생님은 살짝 고개를 숙였어요.
“고마워, 주이야.”
문이 조용히 닫히고 나서도
놀이방 안에는
아까 가지고 놀던 장난감 소리가
아주 약하게 남아 있는 것 같았어요.
🌱 부모님께
주이는 오늘
엄마와 선생님 사이를
작게 오가며 머무는 시간을 만들었어요.
불안이 올라오면
엄마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감각,
그리고 다시 한 번
놀이 자리로 향해보는 작은 움직임이
조용히 이어졌습니다.
이 왕복 안에서
주이는 자신만의 속도를
조금 더 믿어보는 순간을 만나고 있었어요.
📘 부모-선생님-아이, 셋이 함께 만드는 첫 만남 가이드
새로운 선생님을 처음 만나는 순간,
부모와 선생님, 아이가
어떻게 서로의 자리를 지키며
안전한 첫 만남을 만들 수 있는지 정리했습니다.
👉 부모-선생님-아이, 셋이 함께 만드는 첫 만남 가이드
🐾 감각 숲의 다음 이야기도 이어집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주이가 엄마 품이 아닌 자리에서
선생님과 함께 조금 더 머무르며,
둘이서 놀이 자리로 돌아가는 첫 한 걸음을
조용히 맞이하게 됩니다.
📌 안내
이 이야기는
영유아 분리불안과 초기 관계 형성을
아이의 속도와 감각을 존중하는 관점에서 풀어낸 동화입니다.
아이가 일상에서
분리 상황을 매우 힘들어하거나,
수면·식사·놀이 전반에 걸쳐 어려움이 지속된다면
전문가(작업치료사, 발달 전문가, 영유아 상담자)와의 상담을 권장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