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라라가 길 위에서 만난 소리를 따라가보고,
집 안에서 직접 소리를 시작하고,
기다리고, 멈추고, 다시 선택해 본 하루의 기록입니다.
이 이야기는 〈아기 토끼 라라와 만들어보는 악기〉(Episode 8)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라라는 쌀과 콩, 얼음을 넣어보며
소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큰 소리에 놀라 멈추기도 했지만,
다시 재료의 양을 고르며
자기에게 가능한 범위를 찾았습니다.
👉 〈아기 토끼 라라와 만들어보는 악기〉(Episode 8) 이야기 먼저 보기
(라라 Season 1 – Part 1 · 만드는 소리 편, 에피소드 9)
어느 오후,
이어머프를 끼고 길을 걷던 라라는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에 멈춰 섰어요.
“와아아—!”
고개를 돌리자,
나무 블록이 어질러진 놀이터의 모습이 보이고
아이들이 모여 무언가를 하고 있었어요.
라라는 잠시 서 있다가,
천천히 다가갔어요.
“안녕.”
“라라다! 라라야 안녕!”
친구가 웃으며 손을 흔들었어요.
라라는 바닥의 블록을 바라보며 물었어요.
“다들 뭐 하고 있는 거야?”
“젠가 하고 있었어.”
“라라도 같이 할래?”
라라는 잠시 블록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었어요.
“미안. 지금 심부름 중이야.”
“다음에 같이 하자.”
“그래! 다음에 같이 놀자!”
라라는 작게 손을 흔들고
집으로 향했어요.
🧩 젠가가 궁금한 라라
“다녀왔습니다.”
거실에는 엄마와 루나 선생님이 있었어요.
“선생님 안녕하세요!”
“어서오렴.”
“라라야, 안녕”
라라는 심부름한 봉지를
엄마에게 건네며 물었어요.
“엄마, 우리 집에도 젠가 있어요?”
“젠가?”
엄마는 생각하다가 말했어요.
“젠가는 없고, 도미노 블록은 있단다.”
라라의 귀가 살짝 내려갔어요.
그 모습을 본 루나가 물었어요.
“젠가가 해보고 싶니?”
라라는 솔직하게 말했어요.
“네.”
“친구랑 같이 하기로 했는데…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요.”
루나는 웃으며 말했어요.
“그럼 선생님이 집에서 젠가를 가져올게”
“가져올 테니, 그동안 도미노로 놀고 있을래?”
라라는 밝게 고개를 끄덕였어요.
“네!”
🪵 도미노를 세우는 시간
엄마가 상자를 가져왔어요.
뚜껑을 열자 나무 블록이 가득 들어 있었어요.
“우와…”
“엄마, 도미노는 어떻게 하는거에요?”
엄마는 식탁 위에 블록을 세웠어요.
하나,
또 하나.
그리고 손끝으로 톡.
촤르륵—
낮은 소리가 길게 이어졌어요.
“도미노는 이렇게 세워서,
쓰러뜨리는 거야.”
“우와…”
라라의 눈이 반짝였어요.
라라도 블록을 세워보았어요.
하나.
둘—
툭.
다시 한번.
하나—
툭.
블록을 얼마 세우지 못하고 쓰러졌어요.
“아…”
라라의 귀가 살짝 내려갔어요.
엄마는 아무 말 없이
라라 옆에 조심히 앉아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어요.
라라는 숨을 한번 고르고
다시 블록을 세웠어요.
🌊 도미노 물결
“라라야, 젠가 가져왔다.”
루나가 돌아왔어요.
그때 라라는
집중한 얼굴로
마지막 블록을 세우고 있었어요.
“후—”
“선생님 어서 오세요!”
식탁 위에는
길게 이어진 도미노가 놓여 있었어요.
“라라가 엄청 열심히 했네.”
라라는 씩 웃었어요.
“이제 쓰러뜨리면 돼요!”
“엄마랑 선생님, 앉으세요!”
두 사람이 자리에 앉았어요.
라라는 첫 블록을 바라봤어요.
그리고 숨을 들이마신 다음,
툭.
촤르르르륵—
한 줄에서 두 줄로,
직선에서 곡선으로,
식탁을 가득 채운 블록이 차례로 쓰러졌어요.
그리고 잠깐의 정적이 찾아왔지만,
라라는 눈을 빛내며 박수를 쳤어요.
짝짝—
엄마와 루나도 그 모습을 보며
함께 박수를 쳤어요.
🏗️ 젠가 시간
“선생님, 이제 젠가 해보고 싶어요.”
루나는 블록을 차곡차곡 높이 쌓았어요.
“이건 블록을 하나씩 빼서 위에 올리는 거란다.”
루나가 블록 하나를 밀었어요.
쏙.
탁.
식탁에 닿는 작은 소리.
라라의 귀가 살짝 움직였어요.
루나는 블록을 위에 올린 후, 라라에게 말했어요.
“이렇게 끝나면 다음 사람이 할 차례야.”
“다음은 라라가 할래?”
라라는 작게 고개를 끄덕인 후,
조심히 손을 뻗었어요.
쓰윽—
쏙.
탁!
블록이 식탁에 떨어졌어요.
라라는 멈칫했지만,
숨을 한 번 들이쉬고
떨어진 블록을 집어 위에 올렸어요.
“후… 성공했어요!”
“이제 엄마 차례에요!”
🎶 좋은 선율
차례가 계속 돌았어요.
탑은 높아졌고,
조금만 건드려도 흔들렸어요.
“라라 차례란다.”
귀를 쫑긋 세운 라라는
블록을 고르고,
조심히 밀었어요.
흔들—
흔들—
휙.
기울어가는 젠가.
타다다닥—
큰 소리가 부엌을 울렸어요.
라라는 귀를 막고 눈을 감았어요.
잠깐.
숨을 고르고,
천천히 눈을 떴어요.
그리고 바닥에 흩어진 블록을 바라봤어요.
라라는 루나에게 물었어요.
“이러면… 제가 진 거죠?”
루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라라는 귀를 다시 세우고
웃으며 말했어요.
“한번 더 해요!”
🌱 부모님께
오늘 라라는
소리를 기다렸고,
소리를 시작했고,
가까운 자리에서
큰 소리가 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큰 소리는
놀이가 끝났다는 신호가 되었고,
라라는 다음이라는 선택 안에 머물렀습니다.
아이에게 소리는
때론 장애물이 되기도 하지만,
놀이를 진행하며 나타내는
결과가 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오늘은
한 번의 “다시 해요”로
충분한 하루였습니다.
📘 소리를 ‘당하는 경험’과 ‘시작하는 경험’의 차이
같은 큰 소리라도
어떤 소리는 아이에게 먼저 닥치고,
어떤 소리는 아이의 선택 뒤에 따라옵니다.
아이의 준비에 따라
소리는 전혀 다른 인상으로 남습니다.
그 차이를 읽는 기준을 정리했습니다.
👉 〈소리를 ‘당하는 경험’과 ‘시작하는 경험’의 차이〉
🐾 감각 숲의 다음 이야기
다음 이야기에서는
라라는 자신의 악기를 가지고,
다시 루나의 음악실을 찾아갑니다
이번엔
라라가 어떤 소리를 고르게 될까요?
📌 안내
이 이야기는
아이의 소리 민감함을 줄이기 위한 동화가 아닙니다.
감각은
아이마다 머무는 시간도,
다가가는 속도도 다릅니다.
아이의 반응이 걱정으로 이어질 때에는
전문가와 함께
아이의 감각 경험을
천천히 살펴보는 것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