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라라가 재료를 고르고, 양을 정하고, 자기 손으로
소리를 만들어보며 그 소리를 다시 선택해 본 하루의 기록입니다.
이 이야기는 〈아기 토끼 라라와 어릴 적 악기〉(Episode 7)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라라는 어릴 적 울었던 악기 상자를 다시 꺼내 보았습니다.
어떤 소리는 웃으며 흔들었고,
어떤 소리는 잠시 멈추었습니다.
끝까지 해내려 하지 않았고,
억지로 피하지도 않았습니다.
👉 〈아기 토끼 라라와 어릴 적 악기〉(Episode 7) 먼저 보기
(라라 Season 1 – Part 1 · 만드는 소리 편, 에피소드 8)
어느 오후,
라라의 집으로 루나 선생님이 찾아왔어요.
“어서 오세요, 선생님.”
“너무 잘 오셨어요.”
라라의 엄마가 웃으며 반겼어요.
루나는 고개를 숙여 인사했어요.
“안녕하세요, 어머님.”
인사를 나눈 뒤,
루나는 집 안을 둘러보다가 물었어요.
“그런데 라라는 어디 있나요?”
라라의 엄마가 말했어요.
“방에 있어요.”
“요즘은 새로운 악기를 가지고 놀고 있거든요.”
‘새로운 악기’라는 말에
루나는 살짝 눈을 크게 뜨고,
조심히 라라의 방문 앞에 섰어요.
🧸 방 안의 소리
루나는 문을 똑똑 두드린 뒤,
조심히 말했어요.
“라라야, 들어갈게.”
방 안에서 라라는
캐스터네츠와 작은 북,
마라카스를 늘어놓고 앉아 있었어요.
“안녕하세요, 선생님!”
라라가 밝게 인사했어요.
“안녕, 라라야.”
루나는 웃으며 주변을 살폈어요.
“오, 마라카스구나?”
루나의 말에
라라가 눈을 반짝였어요.
“선생님, 마라카스 아세요?”
“그럼.”
“안에 작은 알갱이가 있어서
흔들면 소리가 나는 악기란다.”
루나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덧붙였어요.
“그리고 이건,
직접 만들어볼 수도 있어.”
라라는 고개를 갸웃했어요.
“직접요?”
“악기를요?”
루나는 살짝 웃었어요.
“물론이지.”
“오늘은 선생님이랑 같이
만들어볼까?”
라라는 잠깐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어요.
🍽️ 부엌에서 들리는 소리
세 사람은 부엌으로 갔어요.
식탁 위에는
뚜껑이 있는 컵과 텀블러,
작은 그릇들이 놓여 있었어요.
작은 그릇들 안에는
마른 콩과 쌀이 담겨 있었어요.
루나는 쌀을 집어
텀블러 안에 넣었어요.
그리고 뚜껑을 닫고 조심히 흔들었어요.
착-착-
라라는 귀를 쫑긋 세웠어요.
“와!”
“진짜 마라카스 같아요!”
루나는 웃으며
컵과 마른 콩을 라라에게 건넸어요.
“라라는 이걸로
한번 만들어볼래?”
🫘 마른 콩의 소리
라라는 숟가락으로
마른 콩을 조심히 떠서
컵 안에 넣었어요.
뚜껑을 꼭 닫고,
잘 닫혔는지 한 번 더 확인했어요.
그리고 천천히 흔들었어요.
타라락—
라라는 그 소리를 조용히 들었어요.
그 모습을 본 루나가 말했어요.
“라라야,
조금 더 넣으면
소리가 또 달라질 거야.”
루나의 말에
라라는 다시 숟가락을 들었어요.
한 숟갈,
두 숟갈.
그리고 컵을 다시 흔들자,
촤악—촤악—
아까와는 다른 소리.
라라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번졌어요.
🧊 얼음의 소리
이번엔 루나가 냉장고에서
얼음을 꺼냈어요.
“이번엔 얼음으로 해볼까?”
“라라가 선생님 좀 도와줄래?”
라라는 손으로 얼음을 집어
텀블러 안에 넣었어요.
하나,
둘,
셋…
텀블러의 반이 얼음으로 찼을 때,
루나는 뚜껑을 닫고 흔들었어요.
다그락—다그락—
낮고 묵직한 소리.
소리를 들은 라라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어요.
루나는 뚜껑을 열며 말했어요.
“많이 넣는 것도 방법이지만.”
“하나만 넣어도
또 다른 소리가 나.”
루나는 얼음을 모두 꺼낸 뒤,
하나만 넣었어요.
그리고 다시 흔들었어요.
텅—텅—
이번엔
소리는 작지만,
울림이 남았어요.
라라의 눈이
조용히 빛났어요.
🎶 좋은 선율
“이번엔 라라가 해볼래?”
“얼음을 얼마나 넣어줄까?”
라라는 자기의 컵을 바라보다가
루나에게 밀며 말했어요.
“가득이요!”
루나는 컵에 얼음을 가득 채워
뚜껑을 닫고,
라라에게 건넸어요.
“이제 마음껏 해도 돼.”
라라는 웃으며
컵을 힘차게 흔들었어요.
다그락—다그락—
그때,
컵이 손에서 미끄러졌어요.
탕!
큰 소리가 부엌에 울렸어요.
라라는 깜짝 놀라
귀를 막았어요.
라라의 모습을 지켜보던
엄마가 조심스럽게 말했어요.
“라라야, 많이 놀랐지?”
“엄마가 안아줄까?”
라라는 엄마에게 다가가
잠깐 안긴 뒤,
천천히 숨을 고르고
바닥에 떨어진 컵을 바라보았어요.
그리고 떨어진 컵을 들어
루나 앞에 섰어요.
“선생님.”
“이번엔…”
“얼음 하나만 넣어주세요.”
루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어요.
라라의 얼굴에도
작은 미소가 번졌어요.
🌱 부모님께
오늘 라라는
소리를 크게 만들기도 했고,
놀라 멈추기도 했으며,
다시 고르는 선택을 했습니다.
아이에게 소리는
듣기만 하는 소리가 아닙니다.
재료를 바꾸고,
양을 줄이며,
자기에게 괜찮은 소리를
직접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오늘의 소리는
참아야 할 것이 아니라,
줄이고 바꾸며
자기에게 맞는 소리를
찾아가는 여정이었습니다.
그걸로,
오늘은 충분했습니다.
🐾 감각 숲의 다음 이야기
다음 이야기에서는
라라가 여러 조각이 놓인 자리에서
소리를 만나게 됩니다.
쌓고, 무너지고,
다시 정리되는 소리 속에서
라라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 안내
이 이야기는
아이의 소리 민감함을
줄이거나 바꾸기 위한 동화가 아닙니다.
감각은
아이마다 머무는 방식도,
선택하는 속도도 다릅니다.
필요하다면
전문가와 함께
아이의 감각 경험을
천천히 살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