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종이가 찢어질 때, 그리고 가위로 잘릴 때 들리는 소리를
라라가 천천히 경험해 본 오후의 기록입니다.
이 이야기는 〈아기 토끼 라라와 돌려보는 소리〉(Episode 11)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라라는 소리 나는 시계를 직접 돌려보며,
언제 소리가 울릴지 기다리는 경험을 했습니다.
큰 소리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라라는 준비할 시간을 만들며 소리를 다시 바라보았습니다.
👉 〈아기 토끼 라라와 돌려보는 소리〉(Episode 11) 이야기 먼저 보기
(라라 Season 1 – Part 1 · 만드는 소리 편, 에피소드 12)
햇빛이 창으로 들어오는 오후,
라라는 거실에서 인형을 들고서 소꿉놀이를 하며 놀고 있었어요.
부엌 식탁에서는
엄마가 종이를 정리하고 있었지요.
사악—
사각—사각—
가위 날이 종이를 가르는 소리.
라라의 어깨가 움찔했어요.
팔에 소름이 돋은 것처럼
몸이 부르르 떨렸어요.
라라는 두 손으로 귀를 막고
엄마에게 다가갔어요.
“엄마… 소리가 너무 무서워요.”
엄마는 가위를 내려놓았어요.
“어머, 미안해 라라야.”
“많이 힘들었니?”
라라는 숨을 한번 고르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어요.
“아니에요. 이제 괜찮아요.”
그리고 식탁 위에 놓인 가위를 바라봤어요.
“엄마… 가위도 가지고 놀 수 있어요?”
엄마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어요.
“엄마는 잘 모르겠네.”
“루나 선생님께 물어볼까?”
🧩 모자이크 놀이
“안녕하세요.”
잠시 후,
루나 선생님이 집에 왔어요.
“라라가 궁금한게 있다고 해서 얼른 왔어.”
“어떤 게 궁금하니?”
라라는 또박또박 말했어요.
“가위로도 놀 수 있는지 궁금해요.”
루나는 웃으며 말했어요.
“그럼 모자이크 놀이를 해볼까?”
“모자이크 놀이요?”
“종이를 손으로 찢거나 자른 다음,
붙여서 그림을 만드는 놀이란다.”
“손으로도 해요?”
손이라는 말에
라라의 눈이 반짝였어요.
루나는 색종이와 큰 도화지를 꺼냈어요.
“그럼, 물론이지.”
“손으로 먼저 해볼까?”
라라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어요.
📄 소리나는 색종이
루나는 색종이를 두 손으로 잡았어요.
찌익—
찍, 찍—
종이가 찢어지는 소리가 들리자
라라의 귀가 움찔하며 아래로 내려갔어요.
눈도 살짝 찡그려졌어요.
하지만 눈은
계속 종이를 바라보고 있었어요.
루나는 찢은 조각에 풀을 발라
도화지에 붙였어요.
작은 색 조각들이 모여
하얀 종이를 물들이기 시작했어요.
빨강, 노랑, 파랑.
라라의 귀가 살랑살랑 움직였어요.
입꼬리도 조금씩 올라갔어요.
“짜잔— 무지개야.”
라라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어요.
“우와, 너무 이뻐요!”
“저도 해볼래요.”
🤲 찢어보는 손
라라는 색종이를 두 손으로 잡았어요.
“후우…”
숨을 들이쉬고,
천천히 힘을 주었어요.
찌익—
길게 찢어지는 소리에
귀가 다시 움찔했어요.
하지만 손은 멈추지 않았어요.
찍, 찍—
색종이가 생각한 모양대로 찢어지지 않았거든요.
라라의 눈이 종이를 따라 움직였어요.
소리는 점차 뒤로 밀려났고,
손끝의 힘이 더 또렷해졌어요.
마침내 한 장을 다 찢은 라라.
“후우…”
라라는 크게 숨을 내쉰 뒤
도화지에 붙였어요.
그리고 자신의 손을
가만히 바라보며 말했어요.
“선생님… 색종이 찢는 거 힘들어요.”
루나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럼 이번엔 가위로 해볼까?”
라라의 눈이 반짝였어요.
“좋아요!”
✂️ 어린이 가위
루나는 작은 어린이 가위를 건넸어요.
“선생님이 도와줄까?”
라라는 고개를 저었어요.
“괜찮아요. 어떻게 쓰는지 알거든요.”
색종이를 고른 라라는
가위를 잡은 손을 천천히 오므렸어요.
사각—
첫 번째 가위질.
귀가 움찔하고 손이 살짝 흔들렸어요.
사각—
두 번째.
색종이가 조금 이상하게 잘렸어요.
라라는 입을 꼭 다물고
다시 가위를 움직였어요.
사각—
사각—
손이 점점 차분해졌어요.
귀도 더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어요.
잘린 조각을 도화지에 붙이고,
부족하면 다시 자르고,
또 붙였어요.
조금씩 그림이 채워졌어요.
새로운 색종이를 고르던
라라는 루나의 가위를 발견했어요.
“선생님, 그 가위는 제 거랑 달라요?”
“이건 더 날카로운 가위란다.”
“저도 써도 돼요?”
루나는 웃으며 말했어요.
“선생님이랑 같이 하면 괜찮아.”
“같이 해볼까?”
라라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루나는 라라의 손을 겹쳐 잡았어요.
사악—
날카롭게 베어지는 소리.
라라의 몸이 부르르 떨렸어요.
사악—
두 번째.
“잠시만요.”
라라는 가위를 내려놓았어요.
그리고 팔을 문지르며 말했어요.
“선생님 가위는 너무 무서워요.”
라라는 어린이 가위를 다시 집었어요.
“저는 이걸로 계속 할래요.”
루나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라라가 하고 싶은걸로 하렴.”
🎶 좋은 선율
라라는
찢고, 자르고, 붙이며
모자이크를 이어갔어요.
그때 부엌에서 소리가 들렸어요.
사악—사악—
엄마의 가위 소리였어요.
라라의 귀가 잠깐 움찔했어요.
고개가 식탁 쪽으로 돌아갔어요.
조용히 바라보던 라라는
다시 도화지로 시선을 옮겼어요.
손이 움직였어요.
색종이가 붙었어요.
사각—
찌익—
집 안에는
자르는 소리와 찢는 소리가
음악처럼 흐르고 있었어요.
라라는 그 소리 속에서
점차 자신의 그림을 완성해 갔어요.
“다 했다!”
라라는 도화지를 들고
식탁으로 달려왔어요.
그리고 엄마와 루나에게 보여줬어요.
도화지에는
라라와 엄마, 그리고 루나가
나란히 서 있었어요.
알록달록한 색종이로 만든 세 사람.
라라는 환하게 웃었어요.
“어때요? 잘 만들었죠!”
🌱 부모님께
오늘 라라는
종이에서 나는 여러 가지 소리를 들었습니다.
찢어지는 소리,
부드러운 가위 소리,
날카로운 가위 소리.
모든 소리가 괜찮았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라라는
자신이 괜찮은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힘들다고 말했고,
무섭다고 구분했고,
다시 손을 내밀었습니다.
모든 자극을 견딜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에게는
멈출 권리도,
바꿀 권리도 있습니다.
오늘은
“저는 이걸로 할래요.”라는 말로
충분한 하루였습니다.
📘 같은 도구에서도 다른 소리가 납니다
아이가 피하는 건 도구가 아니라,
그 도구에서 경험한 특정 소리일 수 있습니다.
같은 도구에서 다른 소리를 경험하는 순간,
아이의 기억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 감각 숲의 다음 이야기
다음 이야기에서
라라는 바람을 담고, 물을 담는 물건을 만나게 됩니다.
그 안에서
라라는 어떤 소리를 듣게 될까요?
📌 안내
이 이야기는
아이의 감각 반응을 바꾸기 위한 동화가 아닙니다.
감각은
아이마다 다르게 느껴집니다.
아이의 반응이 오래 이어지거나
생활에 어려움이 된다면,
전문가와 함께 아이의 감각 경험을 살펴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