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토끼 라라와 쫓아오는 소리

이 이야기는 술래잡기를 하는 라라가 방울 소리를 듣고 귀를 막는 게 아닌,
처음으로 귀를 기울이게 된 오후의 기록입니다.


이 이야기는 〈아기 토끼 라라와 부푸는 소리〉(Episode 13)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지난 이야기에서 라라는
풍선 안에 무엇이 들었느냐에 따라
소리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아갔습니다.

👉 〈아기 토끼 라라와 부푸는 소리〉(Episode 13) 이야기 먼저 보기


(라라 Season 1 – Part 1 · 만드는 소리 편, 에피소드 14)

날이 좋은 어느 오후.
라라는 목에 이어머프를 걸고
루나 선생님의 집으로 가는 길이었어요.

그때 어디선가 소리가 들렸어요.

딸랑—

작고 맑은 소리.

고개를 돌리니
한 아이가 방울 장난감을 흔들며 놀고 있었어요.

라라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옆을 지나쳤어요.

그 순간이었어요.

차르르릉—

방울 여러 개가 한꺼번에 울리며
큰 소리가 마당을 가득 채웠어요.

라라의 귀가 크게 움찔했어요.

손이 재빠르게 목의 이어머프를 귀로 가져갔어요.

잠깐 시간이 흐른 후,

“후….”

심호흡을 한 라라는
소리가 난 방향을 바라봤어요.

바닥에 떨어진 방울 장난감.
그리고 자신처럼 귀를 막고 있는 아이가 보였어요.

라라는 이어머프를 천천히 내렸어요.

그리고 아이에게 다가가
방울이 울리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집어 들었어요.

그리고 아이에게 건네주었어요.

아이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어요.

“고맙습니다.”

라라는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걸음을 옮겼어요.


🎐 생각나는 소리

루나의 집,
식탁에 앉아 간식을 먹던 라라와 루나.

창문 밖에서 바람이 들어왔어요.

창가에 걸린 윈드차임이 흔들리며
딸랑—
소리를 냈어요.

라라는 그 소리를 들으며
아까 들었던 방울 소리를 떠올렸어요.

“선생님, 아까 밖에서
방울 소리를 들었어요.”

루나가 고개를 기울였어요.

“방울 소리?”

“네. 방울 여러 개가 한꺼번에 울려서
소리가 컸어요.”

루나가 물었어요.
“그랬니? 라라는 괜찮았어?”

“네! 조금 놀랐지만 괜찮았어요.”

라라는 잠깐 생각하다 말했어요.

“그런데 옆에 있던 동생이
귀를 막고 있는 걸 봤어요.”

루나가 조용히 말했어요.

“그 동생은 방울 큰 소리가
무서운가보네.”

라라는 그 말에 멈칫하곤 다시 물었어요.

“선생님, 방울 소리를 가지고
즐겁게 놀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루나가 물었어요.

“방울을 가지고 놀고 싶니?”

라라는 고개를 살짝 저었어요.

“놀고 싶은 건 맞아요.”
“그런데 동생한테 즐겁게 노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루나가 웃으며 말했어요.

“그러면 동생도 쉽게 할 수 있는
술래잡기를 알려줄게.”

라라의 눈이 반짝였어요.

“방울로 술래잡기를 할 수 있어요?”

“물론이지.”
“술래의 발에 방울을 다는 거야.”
“도망가는 사람은 방울 소리를 듣고
도망가는거란다.”

라라는 접시에 남은 간식을
얼른 입에 넣었어요.

그리고 웃으며 말했어요.

“저 해보고 싶어요, 선생님!”


🔔 발에 단 방울

루나의 집 거실.

루나는 방울 여러 개를 가져와
라라에게 보여줬어요.

“이걸 술래 발에 묶을 거란다.”

라라는 방울을 가까이에서 살펴봤어요.

그리고 루나를 올려다봤어요.

“선생님, 처음 술래는 누가 해요?”

“처음이니까 선생님이 할게.”

루나는 방울을 발에 묶고
살짝 움직였어요.

딸랑—

맑고 은은한 소리가
거실에 퍼졌어요.

그 소리에
라라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어요.

루나는 종이 한 장을 건네며 말했어요.

“선생님이 열까지 셀 거야.”
“라라는 집 안에 숨겨진 도장 세 개를
찾아서 종이에 찍으면 이기는 거야.”

라라는 종이를 꼭 쥐고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리고 달려갔어요.

루나는 그 모습을 보며
숫자를 세기 시작했어요.

“하나… 둘…”

“아홉… 열!”

“시작한다!”


🗂️ 첫 번째 도장

라라는 다른 방으로 뛰어들어
문 뒤에 몸을 숨겼어요.

귀를 기울이자
루나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렸어요.

라라는 웃으며
방 안을 두리번거렸어요.

그때였어요.

딸랑— 딸랑—

멀리서 방울 소리가 들려왔어요.

라라의 귀가 움찔했어요.
몸도 살짝 움츠러들었어요.

하지만 라라는 조용히 소리에 귀를 기울였어요.

그러자 소리가 멀어지는게 느껴졌어요.

라라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책상 위에 도장을 발견했어요.

탁—

종이에 도장을 찍는 순간,
방울 소리가 가까워졌어요.

“라라 어딨니?”

루나의 목소리가 문 너머에서 들렸어요.

딸랑— 딸랑—

라라는 조심스럽게 방을 빠져나가
방울 소리에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움직였어요.

“후우—”

다른 방에 도착하고 나서야
라라는 숨을 내쉬었어요.


📦 두 번째 도장

라라는 종이를 펼쳐
지도를 확인했어요.

“장난감 상자…”

지도에 적힌 글자를 본 라라는
상자를 찾기 시작했어요.

두리번두리번.

그리고 의자 밑에 상자가 있는걸 발견했어요.

상자 안을 가득 채운 장난감.

라라는 손을 넣어 도장을 찾기 시작했어요.

달그락— 달그락—

“찾았다.”

도장을 꺼내는 순간,
안에 있던 종이 울렸어요.

땡—

그 소리에 라라가 잠깐 멈췄어요.

그리고 바깥에서

딸랑딸랑딸랑—

방울 소리가 빠르게 가까워졌어요.

라라는 도장을 쥔 채
방 밖으로 뛰어나갔어요.

부엌 식탁 밑으로 들어간 라라는
종이에 도장을 찍었어요.

탁—

종이에 찍힌 도장을 바라보며
라라는 눈을 빛냈어요.

“마지막 하나…”


🎶 좋은 선율

지도에 그려진 시계와
저 멀리 보이는 궤종시계.

라라는 식탁 밑에 숨어
둘을 번갈아 바라봤어요.

“큰 시계…”

딸랑— 딸랑—

방울 소리가 가까워졌어요.

라라는 귀를 쫑긋 세워
소리가 멀어지길 기다렸어요.

하지만 방울 소리는 계속
멀어졌다가 다시 가까워졌어요.

“후우—”

라라는 조용히 숨을 내쉬며
방울 소리가 조금 멀어지는 순간,
식탁 밑에서 나왔어요.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어요.

의자 밑.
벽 뒤.
소파 뒤.
커튼 속.

커튼 속에서
라라는 고개를 살짝 내밀었어요.

루나의 등이 보였어요.

라라는 루나를 한 번 바라보고,
궤종시계 앞의 도장을 한 번 바라봤어요.

그리고 조심스럽게 커튼을 빠져나왔어요.

그 순간 루나가 뒤를 돌았어요.

서로 눈이 마주쳤어요.

딸랑딸랑딸랑딸랑—

빠르게 울리는 방울 소리.

라라는 뛰었어요.

도장을 잡아 종이에 힘껏 찍었어요.

탁!

라라는 루나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어요.

“선생님, 제가 이겼어요!”


🌱 부모님께

오늘 라라는
방울 소리를 없애려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 소리가 들리는 쪽을 바라보고,
조금씩 움직였습니다.

소리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에 역할을 주는 경험.

그 경험이 아이에게는
같은 소리를 다르게 받아들이는
작은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 감각 숲의 다음 이야기

다음 이야기에서
라라는 다시 카페로 향하게 됩니다.

처음 놀랐던 기계 소리를
이번엔 조금 다른 마음으로
마주하게 될지도 몰라요.

👉 아기 토끼 라라의 다음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 안내

이 이야기는
아이의 소리 민감함을
줄이거나 바꾸기 위한 동화가 아닙니다.

감각은
아이마다 머무는 방식도,
지나가는 속도도 다릅니다.

아이의 반응이 걱정으로 이어질 때에는
전문가와 함께
아이의 감각 경험을
천천히 살펴보는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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