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라라가 스스로 만들어낸 소리 앞에서,
그 소리를 멈추는 방법을 발견해 본 조용한 오후의 기록입니다.
〈아기 토끼 라라와 쿠키를 굽는 소리〉(Episode 3)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지난 이야기에서 라라는
집 안의 소리를 한 번은 놀라고,
한 번은 준비하며 지나가 보았습니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라라가 소리를 ‘겪는 쪽’이 아니라,
직접 다루는 쪽으로 한 발 더 다가갑니다.
👉 〈아기 토끼 라라와 쿠키를 굽는 소리〉 이야기 먼저 보기
(라라 Season 1 – Part 1 · 만드는 소리 편, 에피소드 4)
햇빛이 부드럽게 내려앉은 오후,
라라는 길을 따라 집으로 가고 있었어요.
그때,
뒤에서 누군가 라라를 불렀어요.
“라라야.”
라라는 움찔하며 멈춰 섰어요.
그리고 고개를 돌렸어요.
거기에는
익숙한 얼굴의 루나 선생님이 서 있었어요.
“선생님, 안녕하세요.”
라라는 또박또박 인사했어요.
루나는 웃으며 물었어요.
“집에 가는 길이니?”
“네!”
“선생님은 어디 가세요?”
라라의 질문에
루나는 어깨에 멘 가방을 살짝 들어 보였어요.
“선생님은 말이야,
소리가 예쁜 악기를 사러 나왔단다.”
가방 안에 악기가 있다는 말에
라라의 눈이 반짝였어요.
그 모습을 본 루나가 물었어요.
“궁금하니?”
라라는 가방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 함께 앉는 자리
조금 뒤,
라라는 루나와 함께 집에 도착했어요.
“엄마, 다녀왔어요!”
“그리고 루나 선생님도 오셨어요.”
라라의 엄마는 웃으며 인사했어요.
“안녕하세요, 선생님.”
루나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어요.
“갑자기 찾아와서 죄송해요.”
“괜찮아요.”
“어서 들어오세요.”
둘의 인사가 끝나기를 기다리던 라라가
조금 급하게 말했어요.
“엄마!”
“선생님의 악기를 구경할 건데,
엄마도 같이 봐요!”
루나도 웃으며 덧붙였어요.
“맞아요. 같이 앉아서
악기 소리를 들어 주세요.”
라라의 엄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어요.
“그럼 거실에 앉아서 기다려 주세요.”
“마실 걸 가져올게요.”
🎒 가방 속의 악기들
거실에 모두 모이자,
루나는 가방을 열었어요.
안에는
삼각 모양의 악기와,
손에 쥘 수 있는 작은 종들이 있었어요.
“이건 트라이앵글,
그리고 이건 핸드벨이란다.”
루나는 라라를 바라보며 말했어요.
“이 악기들은 말이야,”
“라라가 어떻게 치느냐에 따라
소리가 달라진단다.”
“강하게 치면 큰 소리,”
“살짝 치면 작은 소리.”
라라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핸드벨들을 가리키며 물었어요.
“선생님.”
“이 종은 왜 똑같이 생긴 게 많아요?”
루나는 핸드벨들을 나란히 놓으며 말했어요.
“똑같이 생겼지만,”
“전부 다른 소리를 내거든.”
그리고 라라를 바라보며 물었어요.
“라라는 어떤 걸 먼저 들어보고 싶니?”
라라는 잠깐 생각하다가
트라이앵글을 가리켰어요.
“이거 먼저 들어볼래요.”
🔺 트라이앵글의 두 가지 소리
루나는 트라이앵글을 들고 말했어요.
“이 악기는
이렇게 손잡이를 잡고,
막대로 살짝 치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어요.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손잡이를 잡았을 때랑
몸을 잡았을 때,
소리가 다르단다.”
라라는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트라이앵글을 받아 들었어요.
먼저,
손잡이를 잡고
스틱으로 살짝 쳤어요.
땡—
맑고 긴 소리가 울렸어요.
처음 듣는 소리에
라라는 눈을 크게 뜨며
몸을 살짝 움찔했어요.
루나는 그 모습에 바로 말했어요.
“처음인데도, 좋은 소리를 냈네”
루나의 말에
라라는 살짝 웃으며,
다시 트라이앵글을 바라봤어요.
트라이앵글을
몇번 더 쳐본 라라는
이번엔 몸통을 잡고 쳐봤어요.
툭—
짧고 둔한 소리가 났어요.
라라의 눈이
조금 더 크게 떠졌어요.
루나는 웃으며 말했어요.
“어때?”
“같은 악기인데,
소리가 다르지?”
라라는 동그란 눈으로
루나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크게 끄덕였어요.
🔔 같은 듯 다른 종소리
이번엔 라라가
핸드벨을 집어 들었어요.
라라의 모습을 본
루나가 말했어요.
“이 악기는 손으로 잡아서
흔드는 종이란다.”
“살살 흔들어보렴.”
라라는 손에 힘을 풀고,
살짝 흔들었어요.
땡—
맑고 은은한 소리가 울렸어요.
루나는 살짝 웃으며,
다른 손에 있던 핸드벨도 흔들었어요.
땡—
이번에도 소리는 맑았지만,
조금 달랐어요.
라라는 고개를 갸웃하며
루나를 바라봤어요.
“소리가 어떠니?”
“같은 악기인데…”
“소리가 약간 달라요.”
루나는 웃으며 말했어요.
“그래?”
“그러면 하나씩 들어봐야겠네.”
라라는
다른 핸드벨도 하나씩 흔들어봤어요.
땡—
땡—
어느새
라라는 기분 좋게 웃고 있었어요.
🎶 좋은 선율
라라는 웃으며
핸드벨과 트라이앵글을 번갈아 치다가,
문득 호기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막대를 더 높이 들어
트라이앵글을 세게 쳤어요.
챙—
높고 큰 소리가 울렸어요.
라라는 움찔하며
급하게 트라이앵글의 몸을 잡았어요.
뚝.
소리가 끊겼어요.
라라는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갸웃했어요.
그리고 이번엔
살짝 쳐보고,
곧바로 몸을 잡았어요.
땡—
뚝.
다시 끊겼어요.
라라는
트라이앵글을 내려놓고
핸드벨을 흔들었다가,
곧바로 잡았어요.
땡—
뚝.
라라는 루나를 향해
눈을 반짝이며 물었어요.
“선생님,
이 악기들 이름이 뭐였죠?”
🌱 부모님께
오늘 라라는
소리를 만들기도 했고,
스스로 멈추게도 했습니다.
같은 악기라도
다른 소리가 날 수 있다는 걸
눈과 손으로 알아보았습니다.
라라에게 오늘의 소리는
갑자기 닥치는 일이 아니라,
라라가 만지고,
조절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라라의 하루는
그 발견으로 충분했습니다.
🐾 감각 숲의 다음 이야기
다음 이야기에서는
식탁 위에서
라라가 또 다른 소리를 만나게 됩니다.
숟가락과 그릇,
서로 닿으며 나는 소리.
이번엔
라라가 어떤 리듬을 만들어볼까요?
🕊 어른의 조용한 기록
이 이야기의 곁에서,
아이를 바라보던 어른의 마음을 담은
조용한 기록이 따로 남아 있습니다.
📌 안내
이 이야기는
아이의 소리 민감함을
줄이거나 바꾸기 위한 동화가 아닙니다.
감각은
아이마다 머무는 방식도,
지나가는 속도도 다릅니다.
필요하다면
전문가와 함께
아이의 감각 경험을
천천히 살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