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토끼 라라와 처음 만난 소리

이 이야기는 라라가 갑자기 들려오는 소리 앞에서 멈추고, 준비하고,
자기 방식으로 그 자리에 머물러 본 여정의 시작과 첫 만남이 함께 놓인 하루의 기록입니다.


(라라 Season 1 – Part 1 · 만드는 소리 편, 에피소드 1)

아침의 숲은 조용했어요.
라라는 토끼굴 앞에 앉아 있었어요.

사각— 사각—
풀잎이 바람에 스치며
작은 소리를 냈어요.

라라는 귀를 조금 세웠다가,
풀잎이 흔들릴 때마다
귀를 아주 살짝 따라 움직였어요.

그때,
뒤쪽에서
탁— 하는 소리가 났어요.

라라는 몸을 움찔하며
귀를 꼭 눌렀어요.

눈을 한 번 깜빡이고,
숨을 작게 들이쉬었어요.

소리는 금방 사라졌지만
라라는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어요.

“라라야.”
엄마가 조용히 불렀어요.

라라는 고개를 들었다가
다시 귀를 감쌌어요.

시간이 흐르고,
귀를 감쌌던 손을 내린
라라는 말했어요.

“네, 엄마.”


🔔 소리가 먼저 오는 순간

집 안으로 들어온 라라는
탁자 옆을 지나가다
툭— 하고 탁자와 부딪쳤어요.

그러자 탁자 위에 있던
컵이 조금 흔들리다
떨어지며 텅— 소리가 났어요.

라라는 뒤로 한 발 물러났어요.
귀를 누르고,
숨을 작게 쉬었어요.

라라는 잠시 그대로 있다가,
떨어진 컵을 천천히 집어
다른 자리로 옮겼어요.

“괜찮니?”

엄마가 다가오며 묻자,
라라는 고개를 작게 끄덕였어요.


🦉 선생님을 만나러 가자는 말

잠시 뒤,
엄마가 외투를 꺼내며 말했어요.

“라라야.
전에 이야기 했던 분 기억나니?”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이야.
오늘은 그 선생님을 만나러 가보려 해.”

라라는 대답하지 않았어요.
대신
신발 앞에 놓인 그림자를
한참 바라봤어요.

엄마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 덧붙였어요.
“라라가 가기 싫으면 안 가도 돼.”

라라는
신발을 한 번 보고,
엄마 얼굴을 한 번 봤어요.

그리고
아주 작게 말했어요.

“저도 가고 싶어요.”


🎒 준비하는 시간

라라는 서랍장을 열었어요.

서랍 안에는 여러 색깔의
이어머프가 있었어요.

라라는
이어머프 하나를 꺼내서
귀에 올려보았다가,
거울 앞에서 확인도 했어요.

색을 고른 라라는
오늘의 이어머프를
가방에 넣었어요.

엄마는
그 모습을 보고,
조용히 다가와 라라의 어깨를
살짝 두드리며 물었어요.

“준비 다 됐니?”

라라는 가방을 꼭 쥐고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 조용한 카페

카페 앞에 도착하여
엄마는 문을 조심히 열었어요.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어요.

“어서오세요.”

그때,
카운터에 있던
부엉이 어른이 말했어요.

“안녕하세요.
전에 연락드렸던 라라 엄마에요.”

라라의 엄마가 말했어요

“아, 그분이시군요.
그러면 옆에 있는 아이가…”

라라는 한 걸음 들어와
자기 발소리를 확인했어요.

그리고 고개를 들어 말했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라라예요.”

부엉이 어른은 고개를 끄덕였어요.

“만나서 반가워.”
“나는 루나라고 한단다.
루나 선생님이라 부르면 돼.”

라라는 잠시 생각하다가
또박또박 말했어요.

“음악 선생님 맞아요?”

루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어요.

“맞아.
카페에 구경할게 많은데,
잠깐 구경하고 있을래?”


⚡️ 갑자기 들려온 소리

라라는
카페를 돌아다니며
조심히 구경했어요.

나무로 된 테이블과 의자,
익숙한 악기와
신기하게 생긴 악기들.

“악기가 궁금하면 만져봐도 된단다.
그 친구들도 만지면 좋아할거야.”

라라는
몸을 잠깐 움찔 했다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하지만 악기를 직접 만지지는 않았어요.

그때,
카페 안쪽에서
위잉— 하는 큰 소리가 났어요.

라라는
몸이 움츠러들었어요.

그리고
매고 있던 가방을 열어
이어머프를 꺼내
급히 귀에 올렸어요.

이어머프를 낀 후,
큰소리는 작게 줄어들었어요.

라라는
이어머프를 쓴 채
그 자리에 서서 숨을 깊게 쉬었어요.


🎶 좋은 선율

루나는 라라의 모습을 보며
천천히 말했어요.

“라라.”

라라가 고개를 돌렸어요.

“선생님이랑
소리의 즐거움을
천천히 찾아볼까?”

라라는
은은하게 웃고있는
루나를 바라봤어요.

그리고
아주 작게
고개를 끄덕였어요.


🌱 부모님께

라라는
소리 앞에서
조심스러워지는 아이입니다.

그러다보니
소리가 먼저 올 때
멈추고,
준비하고,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자기 몸으로 확인합니다.

귀를 막는 선택도,
이어머프를 꺼내는 행동도,
그 자리에 서서 숨을 고르는 시간도
모두 라라의 방식이었습니다.

아이에게 중요한 건
소리를 견디는 연습이 아니라,
소리 앞에서
자기 속도를 잃지 않는 것일 수 있습니다.

오늘 라라가 한 건
‘잘해낸 도전’이 아니라,
‘스스로 지켜낸 하루’였습니다.


🐾 감각 숲의 다음 이야기

다음 이야기에서는
루나 선생님이
라라의 집에 방문합니다.

카페가 아닌,
라라가 가장 익숙한 공간에서
소리는 어떻게 들릴까요?

이번엔
라라가 소리를 ‘맞이하는’ 쪽이 아니라,
직접 만들어보는 시간이
조심스럽게 시작됩니다.

👉 아기 토끼 라라의 다음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 어른의 조용한 기록

이 이야기의 곁에서,
아이를 바라보던 어른의 마음을 담은
조용한 기록이 따로 남아 있습니다.

👉 어른의 조용한 기록 보러 가기


📌 안내

이 이야기는
아이의 소리 민감함을
줄이거나 바꾸기 위한 동화가 아닙니다.

감각은
익숙해지는 속도도,
다가가는 거리도
아이마다 다릅니다.

아이의 반응이
걱정으로 이어질 때에는
전문가와 함께
아이의 감각 경험을
천천히 살펴보는 것을 권합니다.

댓글 1개

댓글 남기기

감각 숲(Sensory Forest)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